누리호 5차, 민간 주도로 쏘고 교신까지…한화에어로 '주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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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 13:04


 

누리호가 7일 오후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5차 발사에서 주탑재위성 5기와 모두 교신에 성공하며 임무를 완주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주운영자'를 맡아 발사 운용을 주도한 만큼 민간 독자 발사 체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사대를 구축한 HD현대중공업, 추진기관 시험설비를 만든 현대로템 등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민간 기업 300곳의 기술력도 주목된다.

 

8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누리호는 전날(7일)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초소형군집위성(네온샛) 2~6호 5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했다. 첫 교신은 발사 43분 만인 오후 1시 8분, 남극 세종기지가 6호기 신호를 잡으면서 이뤄졌다. 오후 5시 52분 5호기를 끝으로 5기 모두 첫 교신을 마쳤고, 위성들은 초기 운영에 들어갔다.

 

함께 실린 큐브위성 10기 중 1기는 사출관 덮개가 열리지 않아 분리되지 못했다. 다만 우주청은 발사체 임무와 부탑재위성 사출을 구분해 이번 발사를 성공으로 판정했다. 15기 중 14기가 우주 공간에 분리됐고, 누리호 발사 성공률은 75%에서 80%로 높아졌다. 복수의 주탑재위성을 한 번에 실어 순차 분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사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운용 주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력 23명을 투입해 발사관제센터 콘솔 22개 중 20개 운용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18개를 직접 운용했다. 콘솔은 발사체 각 계통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발사 절차에 따라 명령을 입력하는 핵심 작업석이다.

 

지난해 11월 4차 발사 때는 항우연이 콘솔을 직접 조작했지만, 이번에는 항우연이 관리·감독 역할을 맡았다. 발사 운용과 관리에 투입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도 4차 32명에서 이번 42명으로 늘었다.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앞서 "5차 발사부터는 한화에어로가 주운영자로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엔진 제작도 맡았다. 누리호 1단에는 75t급 액체엔진 4기, 2단에는 75t급 1기, 3단에는 7t급 1기가 들어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사업장에서 이 엔진들을 조립·생산했다. 2022년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뒤로는 협력사들의 구성품 제작을 총괄 관리해 왔다.

 

지난해에는 항우연으로부터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아, 2032년까지 누리호를 직접 제작·발사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확보했다. 고도화 사업의 마지막인 내년 6차 발사에서는 발사책임자(MD)와 발사운용책임자(LD) 일부를 제외한 발사 운용 대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을 예정이다.

 

발사 인프라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현대로템이 힘을 보탰다. HD현대중공업은 2007년 나로호 발사대 구축으로 우주 인프라 사업에 발을 들였다. 누리호 제2발사대는 2016년부터 약 4년 6개월에 걸쳐 독자 기술로 구축했고, 설계부터 제작·설치·운용까지 총괄했다. 1차부터 4차까지 발사대 운용을 연속으로 지원했고, 이번 5차 발사 운용에도 참여했다.

 

현대로템은 누리호 엔진과 추진기관이 실제 비행에 앞서 성능을 검증받는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를 구축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300여 개 기업이 납품한 부품의 체계 총조립과 1단 추진체 제작을 맡았다. 발사체 제작(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대(HD현대중공업), 지상 시험 인프라(현대로템)로 이어지는 민간 분업 체계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사가 민간 기업이 우주 산업의 주역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남 순천 '스페이스허브 발사체 제작센터'에서 누리호 6호기 등 후속 발사체를 제작할 방침이다. 이를 발판 삼아 2030년대 중반 차세대 발사체 1단 재사용 기술을 확보하고, 발사 비용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우주 수송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은 내년 6차 발사로 끝난다. 차세대 발사체 시험 발사가 예정된 2031년까지 발사 공백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차 발사 뒤 2년 6개월간 발사가 끊겼을 때 업계에서는 인력 이탈과 협력사 부담이 현실화한 바 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지난해 4차 발사 직후 "3차 발사 이후 2년 6개월 공백 동안 산업 생태계 유지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정부가 누리호 1기를 추가 제작해 2028년 7차 발사를 추진하고, 이후 연 1회 이상 정례 발사를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비친다. 우주업계 관계자는 "발사체는 한 번 쏘는 것보다 꾸준히 쏘는 게 더 어렵다"며 "7차 이후 발사 물량이 예측 가능하게 확보돼야 협력사들이 인력과 설비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지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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